00. 비례론의 창시자 에우독소스(Eudoxus)

1. 학습 목표 (Learning Objectives)

  • 수천 년 전 고대 그리스에서 기하학의 완성자 유클리드 사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천재 수학자 에우독소스(Eudoxus) 의 업적을 파악합니다.
  • 수직선 위의 점이나 도형의 크기처럼, 서로 다른 종류의 덩어리들을 ‘비례($A:B$)’라는 잣대로 비교해 무리수 쇼크를 극복해 낸 에우독소스의 비례론(Theory of Proportions) 의 탄생 배경을 엿봅니다.

2. 피타고라스 학파의 붕괴: “무리수($\sqrt{2}$)의 괴물”

고대 그리스의 수학계는 ‘만물은 정수(Integer)와 분수(유리수)로 이루어져 있다’라고 맹신하던 피타고라스 학파가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든 도형의 길이 비율을 완벽한 정수비($2:3$, $4:5$ 등)로 치환할 수 있다고 믿으며 우주의 조화를 찬양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들이 그려놓은 완벽한 한 변의 길이가 1인 정사각형의 대각선 구간에서 끔찍한 괴물이 발견됩니다.

피타고라스 학파: “잠깐…! 대각선 길이가 $\sqrt{2}$ 라고? 이거 분수표현($\frac{\text{정수}}{\text{정수}}$)으로 안 떨어지잖아!! 이건 우주의 법칙에 어긋나는 미친 숫자다!! 비밀로 해!”

‘무리수(Irrational Numbers)’의 불완전한 등장은 당시 수학자들을 극도의 멘붕에 빠뜨렸습니다. 유리수로 깔끔하게 나누어떨어지지 않는 길이들이 도처에 나타났고, 이제 도형의 닮음과 비례를 어떻게 기하학으로 증명할지 수학의 근간이 박살 나버린 위기 상황이었습니다.

3. 에우독소스, 구원자로 강림하다

이 수학계의 암흑기에 한 줄기 빛처럼 등장한 천재가 바로 크니도스의 에우독소스(B.C. 408? ~ 355?) 입니다. 그는 플라톤의 제자였으나, 철학적 몽상에만 빠져 있던 다른 학자들과 달리 실물 기하학과 천문학에 미친듯한 집착을 보였습니다.

2D 웹툰 애니 사이파이 사이버펑크 스타일: 거대한 파르테논 신전의 홀로그램 청사진 앞에서 빛나는 디지털 슬레이트를 들고 도형들의 완벽한 황금 비율 크기를 연산해 기입하고 있는 고대 천재 수학자 에우독소스의 일러스트

에우독소스의 해법은 단순하고도 파괴적이었습니다.

에우독소스의 반격: “유리수로 나눠 떨어지지 않는 더러운 숫자($\sqrt{2}$)가 있으면 어때!? 그 숫자가 다른 숫자와 비교했을 때 ‘같은 비율(Proportion)’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만 배수($\times N$) 공식을 통해 어떻게든 부등식으로 쪼여서 증명해 내면 되잖아!!”

그가 창안한 무시무시한 이 로직이 바로 ‘비례론(Theory of Proportions)’ 입니다.

  • 에우독소스는 “길이 $a$와 길이 $b$의 비율($a:b$)이 저쪽 동네의 길이 $c$와 $d$의 비율($c:d$)과 똑같은 쌍둥이”라는 사실을, 끔찍한 $\sqrt{2}$ 같은 무리수 따위를 사용하더라도 자연수의 임의의 곱셈(배수)을 통해 우회적으로 완벽히 논리 판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갈아엎었습니다.

4. 유클리드 기하학의 완성

에우독소스가 완성한 이 ‘비밀스런 비례 판독기 알고리즘’에 감명을 받은 후배 수학자 유클리드(Euclid) 는, 훗날 인류 최고의 베스트셀러 《기하학 원론(Elements)》 제5권 전체를 통째로 할애하여 에우독소스의 비례론을 기록하고 찬양했습니다.

덕분에 인류는 이제 아무리 지저분한 도형의 길이나 덩어리들이 나오더라도, 좌우의 두 값을 얹어서($A:B$) 스케일을 줄이고 늘려가며 수학적 비례(Ratio) 를 오차 없이 마음껏 다룰 수 있는 무기를 획득하게 된 것입니다.

5. 학습 정리 (Summary)

  1. 무리수 충격과 에우독소스: 피타고라스 학파가 정수비의 맹신 속에 무리수의 등장으로 흔들리고 있을 때, 에우독소스는 유리수든 무리수든 상관없이 덩어리의 크기를 비교할 수 있는 엄밀한 ‘비례론’을 발표하여 수학사를 구원했습니다.
  2. 비례(Proportions)의 개념: 무작정 “누가 2cm 더 크다”라고 뺄셈으로 겨루는 것이 아니라, “A는 B의 나눗셈으로 볼 때 동일한 등급의 $n$배율을 가졌다”라고 팩터(Factor) 의 속성으로 엮어 두 수의 본질적 관계를 조명하는 철학의 시작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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