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첫 번째 수업: 이차곡선의 탄생, 고대 그리스의 스캐닝 (Origin)
어떻게 기원전 300년 전의 고대 그리스인들이 현대 항공 우주국(NASA)에서 로켓 궤적을 쏠 때 쓰는 곡선을 알고 있었을까요? 이 무시무시한 기하학적 스니핑(Sniffing, 탐색) 기술의 발현 이면에는 아주 엉뚱하고 재미있는 전염병 스토리가 하나 숨겨져 있습니다.
1. 전염병과 “부피 2배의 재단” 퀘스트
고대 그리스 델로스 섬에 무서운 전염병이 돌았습니다. 섬사람들은 절망에 빠져 아폴론 신전의 제단으로 달려가 신탁을 묻습니다. 신탁의 메시지는 이러했습니다.
“지금 있는 주사위 모양 정육면체 제단의 부피를 정확히 ‘두 배($\times 2$)’ 로 늘려라. 그러면 병이 물러갈 것이다.”
사람들은 콧방귀를 뀌며, 주사위 제단의 “가로, 세로, 높이 모서리 길이를 $2$배로” 늘려버린 거대한 제단을 뚝딱 새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엄청난 계산 에러(버그) 였습니다. 모서리를 각각 $2$배씩 불리면 부피는 $(2 \times 2 \times 2)$ 가 되어 무려 $8$배의 초거대 제단이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2. 3차 방정식의 벽에 부딪치다
신탁이 요구한 것은 모서리 길이를 늘려 부피를 $8$배로 만들라는 뜻이 아닙니다. 부피가 딱 “2배 ($V=2$)” 인 정육면체($x^3$) 의 모서리 길이, 즉 $x^3 = 2$ 가 되는 마법의 숫자를 자와 컴퍼스만으로 작도해 보라는 미친 물리 엔진 퀘스트였습니다.
당시의 수학자 플라톤 학파들은 멘붕에 빠집니다. 눈금 없는 자와 컴퍼스만으로는 $1$차선(눈금)과 $2$차원 원(원룸) 밖에 그리지 못하는데 어떻게 공중에 입체적인 $3$제곱근 길이($\sqrt[3]{2}$) 를 렌더링 한단 말인가?
3. 메나이크모스(Menaechmus)의 원상 돌파
이 불가능한 $3$차 렌더링 벽, 델로스 문제(Delian problem) 의 한계를 부수기 위해 메나이크모스라는 천재가 아이디어를 하나 냅니다.
“자와 컴퍼스로 그릴 수 있는 도형은 기껏해야 원($x^2+y^2=r^2$) 이나 직선($y=ax$) 같은 $1$, $2$차 방정식 찌꺼기들뿐이다.
그렇다면 아예 3차원 공간 우주 한복판에 실제 도형(원뿔 Cone) 을 하나 띄워놓고, 그것을 평면으로 썰어보자. 그렇게 나온 단면의 궤적을 교차시키다 보면 $3$차 방정식도 해킹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인류가 “원뿔을 썰어 단면 곡선을 관찰하기 시작한” 위대한 기하학의 트리거 사건입니다. 그는 이 델로스 문제의 입체 큐브 한계를 뚫고자 원뿔을 칼로 여러 각도로 썰다가 포물선(Parabola), 타원(Ellipse), 쌍곡선(Hyperbola) 이라는 우주의 숨겨진 함수 궤적 세 쌍둥이를 인류 역사상 최초로 레이더 모니터에 잡아 올리는 데 성공합니다.
단순히 병을 고치기 위한 제단 해킹 프로젝트가, 수천 년 뒤 아이작 뉴턴이 만유인력을 코딩할 수 있는 토대 스크립트(이차곡선)를 그리스에 남겨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