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서론: 유클리드와 제5공준의 딜레마

1. 학습 목표 (Learning Objectives)

  • 무려 2,000년 동안 인류의 진리이자 절대적인 법전으로 군림했던 ‘유클리드 기하학(Euclidean Geometry)’의 기본 뼈대를 이해합니다.
  • 수천 명의 수학자들을 좌절하게 만든 마지막 공리, ‘제5공준(평행선 공준)’의 모순을 제기하며 새로운 차원의 문을 엽니다.

2. 2000년을 지배한 절대 수학 법전, 원론(Elements)

기원전 300년경, 고대 그리스의 록스타 수학자였던 유클리드(Euclid)는 당대에 흩어져 있던 수많은 도형과 기하학 지식들을 모아 《원론》이라는 13권짜리 책을 펴냅니다. 이 책은 성경 다음으로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불릴 정도로 인류 지성사에 어마어마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유클리드는 이 책을 쓰기 전에, “이 5가지의 전제는 증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직관적으로 맞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절대 진리(공준)다” 라고 5개의 뼈대를 못 박았습니다.

  1. 임의의 두 점은 하나의 직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2. 유한한 직선은 얼마든지 길게 연장할 수 있다.
  3. 임의의 한 점을 중심으로 하고, 임의의 거리를 반지름으로 하는 원을 그릴 수 있다.
  4. 모든 직각은 서로 같다.

여기까지는 너무나 완벽하고 아름다운 상식적인 규칙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5번째 법칙(공준)에서 사단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평행선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2D 웹툰 애니 판타지 스타일: 고대 수학자 유클리드가 빛나는 마법 양피지 위에서 평행선이 엇갈리는 복잡하고 기괴한 5번째 공준을 보며 식은땀을 흘리며 혼란스러워하는 반면, 그의 주변으로는 완벽하고 심플한 4가지의 빛나는 기하학 법칙 도형들이 둥둥 떠다니는 아이러니한 장면

3. 아무리 생각해도 찝찝한 평행선 공준 (제5공준)

유클리드의 제5공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직선 하나가 있고, 그 직선 밖의 어떤 점이 주어졌을 때, 밖의 점을 지나면서 원래의 직선과 절대 만나지 않는 평행선은 오직 단 ‘1개’만 그을 수 있다.”

읽어보면 너무나 당연해 보입니다. 노트에 가로줄을 쫙 긋고, 그 위에 점 하나를 찍은 뒤 아래 가로줄과 닿지 않는 선을 그리려면 완전히 수평을 유지해야 하므로 딱 1개만 그려집니다.

문제는 유클리드 자신조차도 이 5번째 법칙이 앞선 4개의 간결한 법칙들에 비해 너무 문장이 길고 찌질(?)하며 복잡하다고 느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클리드 본인조차도 증명을 할 때 제5공준을 최대한 쓰지 않으려고 꼼수를 썼습니다.

후대의 천재 수학자들은 생각했습니다. “제5공준은 기본 법칙(공준)이 부적절해. 앞의 1~4번 법칙들을 잘 조합하면 5번째 룰은 방정식처럼 저절로 증명될 거야. 내가 증명해 보이겠어!”

하지만 2,000년 동안 수만 명의 천재들이 이 5번째 공준을 증명하려다 모두 실패하거나 미쳐버렸습니다. 그리고 19세기에 이르러서야, 수학자들은 충격적인 진실을 깨닫게 됩니다. “평행선이 오직 1개라는 것은… 우주 전체를 놓고 볼 때는 틀린 말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차원,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판도라 상자가 열리는 순간이었습니다.

4. 학습 정리 (Summary)

  1. 유클리드 기하학: 기원전 300년경 확립되어 우리가 현재까지 중고등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2차원 평면(종이) 위를 지배하는 기하학의 절대 표준입니다.
  2. 제5공준 (평행선 공준): 직선 밖의 한 점을 지나며 원래의 직선과 만나지 않는 평행선은 오직 ‘하나’뿐이라는 룰이며, 수많은 수학자들이 이를 증명하려다 실패하며 기하학의 패러다임이 곡면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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