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인트로: 유리수의 한계와 피타고라스의 공포 (Intro)
자연수에서 시작해 정수, 그리고 유리수까지! 인류는 $\frac{a}{b}$ 비율만 있으면 하늘의 별들의 거리부터 땅의 넓이까지 세상의 모든 것을 완벽히 다 담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특히 고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 학파는 “만물은 유리수다!”라는 종교적인 신념까지 가지고 있었죠.
1. 우주를 무너뜨린 끔찍한 발견
어느 날, 피타고라스 학파의 젊은 제자 히파소스(Hippasus)는 아주 평범하고 이상적인 도형 하나를 모래 위에 그렸습니다. 가로와 세로의 길이가 각각 $1$인 가장 단순한 정사각형이었습니다. 그는 피타고라스의 정리($a^2 + b^2 = c^2$)를 이용해 이 정사각형의 대각선 길이를 계산해보았습니다.
\[1^2 + 1^2 = x^2 \rightarrow x^2 = 2\]“어떤 수를 두 번 곱해야 2가 나올까?”
히파소스는 $x$를 $\frac{a}{b}$ 형태의 유리수로 찾기 위해 며칠을 계산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숫자는 유리수로는 영원히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소수점으로 계산하면 1.41421356... 처럼 어떠한 규칙이나 순환마디도 없이 무한히 뻗어나가는 끔찍한 괴물이었습니다!
2. 히파소스의 비극
“세상에 유리수로 표현할 수 없는 숫자가 존재합니다!” 히파소스가 이 비밀을 발설하자, 피타고라스 교단은 엄청난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그들의 종교적 신념이자 우주의 법칙이었던 ‘유리수’의 세계관이 산산조각 났기 때문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교단의 장로들은 히파소스를 배에 태워 바다 한가운데로 끌고 가, 돌을 묶어 바다에 수장시켰다고 합니다.
3. 새로운 우주의 문, 무리수
하지만 진실은 물에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대각선의 길이인 $\sqrt{2}$처럼 유리수로 잴 수 없는 수들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인류는 유리수 너머의 완전히 새로운 수의 대륙인 ‘무리수(Irrational Numbers)’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부서진 파편 같은 이 무리수들이 유리수의 빈 공간을 스며들어 완벽히 채울 때, 비로소 실수(Real Numbers)라는 거대한 진짜 우주가 완성됩니다. 자, 이제 수직선에 뚫려 있는 무수히 많은 구멍들을 채우러 떠나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