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만을 소개합니다
Bernhard, Georg Friedrich Riemann (1826~1866)
나의 이름이 붙여진 수학 이론은 꽤 많습니다. 리만 적분, 코시-리만 방정식, 리만 제타 함수와 리만 가설, 리만 다양체, 리만 기하학 $\cdots\cdots$ 그중 ‘리만 가설’은 수학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1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는 문제이니까요.
여러분, 저는 리만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여러분에게 적분을 소개할 ‘리만’입니다.
여러분에게는 제 이름이 무척 낯설 테지요. 이렇게 여러분에게 수 학 이야기를 들려주게 될 줄 알았다면 좀 더 옛날에 태어날 걸 그랬 나 봅니다. 아니면 아인슈타인처럼 아주 멋있고 환상적인 이론을 만 들걸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아인슈타인이 제 수학 이론을 응용해서 그 유명한 상대성 이론을 만들었다는 사실 말이에요. 제가 상대성 이론의 기초를 제공한 셈이 지요. 그리고 혹시 수학자 중에 ‘가우스’를 알고 있나요? 그분이 바
로 제 스승입니다.
사실 저는 제 자랑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이렇게 스스 로를 소개하는 것이 멋쩍고 쑥스럽습니다. 하지만 문자로 기록을 남 기기 시작한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의 수많은 수학자 중에는 저, 리만 도 있음을 알려 주고 싶습니다.
제 고향은 독일 하노버입니다. 제겐 여섯 명의 형제가 있었고, 집이 가난했기 때문에 어릴 때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했습니다. 그래 서인지 병에 잘 걸리는 허약 체질이었지요. 29세가 돼서야 학술 보조 금을 받아 겨우 곤궁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데, 과로 탓에 40세 때 결 핵을 이겨 내지 못하고 저세상으로 가야 했습니다. 그렇다고 하늘을 원망하는 것은 아닙니다. 선배 수학자 아벨 역시 저와 비슷한 처지였 는데 그는 25세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비교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요.
저희 아버지는 목사였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제가 신학을 공부해서 목사가 되기를 바랐지요. 그러나 저는 괴팅겐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 을 공부하던 중 당시 최고의 수학자였던 가우스의 강의를 듣고는 수 학의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신학 공부를 그만두고 수
학을 공부할 수 있도록 아버지를 설득했지요. 그때부터 수학은 제 인 생이 되었습니다.
28세 때 저는 제 인생에서 매우 의미 있는 강의를 하게 됩니다. 그 강의는 괴팅겐대학교에서 교수직을 인정받기 위해 치러야 할 취임 강의였는데, 제 우상인 가우스 선생님이 교수 대표로 참석해 있었습 니다. 주제는 ‘기하학의 기초가 되는 가설에 대해’였습니다. 저는 강 의 중에 기하학을 얘기하면서도 도형을 그리지 않았고, 수식은 단 1 개만 썼습니다. 앞자리에 앉아 있던 가우스 선생님께 제 이론을 구구 절절 설명하는 것보다 머릿속에 있는 기하학 이론을 군더더기 없이 펼쳐 보이고 싶었거든요. 가우스 선생님은 제 기하학적 직관에 굉장 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자신이 만든 곡면기하학 이론의 후계자를 보 는 듯했다더군요.
하지만 제가 제시한 기하학 이론은 당시에는 빛을 보지 못했습니 다. 그때는 제 이론을 담을 만한 그릇이 만들어지지 않았거든요. 아 쉽게도 60년 후에나 그 그릇이 만들어졌습니다. 굉장히 큰 그릇이었 지요. 제 이론이 초라해질 만큼$\cdots\cdots$ 그것은 다름 아닌 ‘상대성 이론’ 입니다.
제 이름이 붙여진 수학 이론은 꽤 많습니다. 리만 적분, 코시-리만 방정식, 리만 제타 함수와 리만 가설, 리만 다양체, 리만 기하학$\cdots\cdots$. 모두 대학 수학 이상의 이해력이 필요해서 여러분에게 그 내용들을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리만 가설’은 수학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100만 달러의 상금 이 걸려 있는 문제거든요. 당시에 그 문제를 증명해 놓을걸 하는 미 안함이 드네요. 왠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증명할 수 있을 것 같았거 든요. 그래도 걱정은 안 합니다. 조만간 제 게으름을 보상해 줄 뛰어
난 수학자가 나올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후대의 수학자 클라인은 저를 일컬어 ‘눈부신 직관력의 소유자’라 고 했습니다. 그런 찬사를 받은 이유는 중세 시대의 연금술사처럼 수 학의 여러 분야를 한데 묶어 통합 이론을 만들어 냈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순수 수학뿐 아니라 전자기학, 음향, 열전도 등의 공학, 물리학에서도 제 이론을 접목한 아이디어들이 많이 만들어졌 습니다. 그러한 아이디어들 중 정수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입 니다. 아인슈타인은 이른바 ‘구부러진 공간’을 설명하기 위해 저의 기하학 이론을 바탕으로 하였습니다. 그는 제 기하학 이론을 기초부 터 배우면서 이렇게 말했다죠.
“내 생애 이렇게 열심히 노력한 적은 없다. 지금까지 수학의 난해 한 면을 사치스러운 것으로 봤지만 이제는 정말 수학에 대한 존경심 을 갖게 됐다.”
이로 인해 제가 60세까지 더 오래 살았다면 수학은 또 한 번의 도 약을 했을 거라는 과분한 칭찬도 있었습니다.
여러분과 같이 공부할 ‘적분’은 제가 처음으로 만들었다기보다는
전부터 있어 왔던 적분 이론을 더 엄밀하게 정의했다고 보는 것이 맞 습니다. 뉴턴과 라이프니츠가 미분과 적분을 발명한 이후 적분 이론 을 더 엄밀하고 일반화된 방법으로 세련되게 다듬은 것이 ‘리만 적 분’이기 때문입니다.
적분을 공부해 가는 여정은 많이 힘듭니다. 미리 알고 있어야 할 수학 지식과 이해력 또한 필수입니다. 하지만 저는 크게 걱정하지 않 는답니다. 이 책으로 여러분이 적분을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다고 생 각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되는 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는 여러분이 이 책을 통해 생활 속에서 발견한 사소한 문 제를 어떻게 수학적으로 해결해 나가는가를 배우고 현상 속에 숨어 있는 본질을 꿰뚫어 보는 냉철한 직관력을 키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자, 그럼 시작할까요?
(만화)
“으앙 배고파!” (집은 비록 가난하지만 내겐 수학이 있어서 행복해.)
“가우스 선생님 같은 훌륭한 수학자가 되겠어.” (불끈)
(누군가 엿보고 있음) “최고의 수학자 가우스 선생님의 강의는 대단해.”
몇 년 후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습니다.”
“이상으로 ‘기하학의 기초가 되는 가설’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가우스: (흐음$\cdots$)
가우스: “자네를 내 후계자로 삼고 싶군.” 리만: “가우스 선생님!” (감격)
아인슈타인: “리만 교수님의 이론이 상대성 이론에 큰 도움이 되었어.”
“쿨럭 쿨럭” 리만은 안타깝게도 40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