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일곱 번째 수업

카발리에리의 원리

(만화: 숫자 7을 감싸고 있는 물음표 무늬의 뱀 캐릭터. 아래에는 동그란 노란색 캐릭터가 놀란 듯한 표정을 짓고 있음)

적분을 생각하면서 무릎을 탁 쳤습니다.

두 도면에 있는 오솔길은 서로 같은 넓이였습니다.

오솔길을 만드는 조건대로라면 어떻게 만들든지

도로의 되돌아오는 부분만 없다면 오솔길의 넓이는 항상 같습니다.



일곱 번째 학습목표

1 카발리에리의 원리를 이해합니다.

2 카발리에리의 원리를 이용해서 여러 도형의 넓이를 구할 수 있습니다.


미리 알면 좋아요

평행 평면 위에 놓인 두 직선이 서로 만나지 않을 때, 두 직선을 서로 ‘평행’ 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평행인 두 직선을 ‘평행선’ 이라고 합니다.

(만화: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캐릭터와 이를 설명하듯 가리키는 캐릭터가 서 있음)



리만이 마지막 수업을 시작했다

저에겐 도시 설계가 직업인 친구가 한 명 있습니다. 도시 설계가는 도시 계획이라든지 공원 설계 등을 직업으로 하는 전문직입니다.

그 친구가 하루는 저에게 두 장의 도면을 들고 와서 고민을 털어놨 습니다.

현재 시청 앞에 한 변이 $50\text{m}$인 정사각형 모양의 광장이 있는데 그 곳에 잔디를 심고, 잔디를 가로지르는 오솔길을 하나 만들기로 했답



니다. 그 오솔길을 만드는 조건이 좀 특이했는데, 오솔길에 세로로 선분을 하나 그었을 때 선분에 의해 잘린 오솔길의 폭이 $1\text{m}$가 되어 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림: 두 곡선으로 이루어진 오솔길. 오솔길을 세로로 가로지르는 선분 두 개가 그어져 있고, 각 선분에 잘린 폭이 $1\text{m}$라고 표시됨)

저는 참 이상한 조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친구는 시민들이 산책을 즐길 수 있게 아래의 1번 도면처럼 설계를 했지만, 시청 직원 은 최대한 빨리 잔디밭을 가로지를 수 있는 직선 길로 교체해 줄 것을 원했습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2번 도면을 하나 더 설계했습니다.

(그림: 두 개의 정사각형 도면. 왼쪽은 1번 도면: 대각선 방향으로 구불구불한 오솔길이 있음. 오른쪽은 2번 도면: 대각선 방향으로 직선 오솔길이 있음.)



그런데 시청 직원이 두 도면을 번갈아 보더니 두 도면의 잔디밭 넓 이가 얼마인지를 물었답니다. 친구는 2번 도면은 답을 해 주었는데, 1번 도면은 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단지 1번 도면에 있는 오솔길이 2 번 도면에 있는 오솔길보다 넓어 보이니 2번 도면의 잔디밭 넓이가 1 번보다 더 클 것이라고만 했답니다. 그리곤 안 되겠다 싶어 저에게 두 도면의 잔디밭 넓이를 구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입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요? 넓이 문제니까 왠지 적분을 사용할 것 같 나요? 잔디밭의 넓이는 광장의 넓이에서 오솔길의 넓이를 빼면 구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오솔길의 넓이가 어떤 게 더 넓은가 하 는 문제입니다. 제 친구는 이렇게 생각했다고 했지요?

‘1번 도면의 오솔길이 2번 도면의 오솔길보다 기니까 오솔길의 넓 이는 1번 도면이 더 클 것이다.’

선생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적분을 생각하면서 무릎을 탁 쳤습니다. 두 도면의 오솔길은 서로 같은 넓이였습니다. 오솔길을 만드는 조건대로라면 어떻게 만들든지, 도로의 되돌아오는 부분만 없다면 오솔길의 넓이는 항상 같습니다.

믿을 수 없다고요? 그럼 계산해 봅시다.

우선 2번 도면의 오솔길 넓이는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만화) 1컷: (남녀가 전화중) 여자: “자기야! 잔디밭이 더 넓은 공원에서 이따 만나!”, 남자: “알았어!” 2컷: 남자가 A공원(구불구불한 길)과 B공원(직선 길) 표지판을 보고 당황함. “앗! 어느 공원으로 가야 하지?” 3컷: 남자가 불타오르는 분노의 표정을 한 여자와 전화 중독임. 여자: “B공원으로 안 오고 왜 여기 서 있는 거야?”, 남자: “두 공원의 잔디밭 넓이는 같아!” 4컷: 여자: “A공원은 길이 구부러져서 더 기니까 B공원 잔디밭이 당연히 더 넓잖아.”, 남자: “자기야 이걸 봐! 그건 자기의 착각이야! 두 공원의 넓이는 같다고.” 5컷: 여자: “B공원 잔디밭이 더 넓어!”, 남자: “왜?” 6컷: 여자: “내가 더 넓다고 하니까 더 넓은 거야. 그치 자기야?”, 남자: “그래! 그래!” (어이없어하며 동의함)

2번 도면의 오솔길 넓이는 직사각형 공식을 이용해서 쉽게 구할 수 있지요. 가로 길이 $50\text{m}$와 세로 길이 $1\text{m}$를 곱하면 $50\text{m}^2$가 됩니다.

1번 도면의 오솔길 넓이도 구해 봅시다. 오솔길이 곡선이라 적분을



적용해야 하긴 하는데 이를 그래프로 하는 함수식을 몰라서 그 또한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먼저 1번 도면의 광장을 좌표평면으로 옮깁니다. 넓이를 구하려면 되도록 도형을 제1사분면에 놓는 게 좋다고 했지요? 그리고 오솔길 의 아래 경계를 그래프로 하는 함수를 $y=f(x)$, 위 경계를 그래프로 하는 함수를 $y=g(x)$라 하겠습니다. 우리는 두 함수식을 모두 모르고 있어요.

워낙 이 친구가 꼬불꼬불 길을 만드는 바람에 $x$에 대한 식으로 나 타낼 수 없네요. 하지만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이 문제는 함수식을 몰라도 풀 수 있기 때문이지요.

오솔길을 만드는 조건은 ‘오솔길에 세로로 선분을 하나 그었을 때, 선분에 의해 잘린 오솔길의 폭이 $1\text{m}$가 된다’는 것이었죠. 이 경우 오솔길의 두 경계 부분을 적당히 이동하면 겹쳐지게 됩니다. 빈 종이 에 곡선을 하나 그리고 모든 점들의 $1\text{cm}$ 위를 찍은 다음 그 점들을 연결해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x$축 위의 점 $(10, 0)$에서 조건에 맞게 수직으로 선을 그 었을 때, 오솔길의 경계선과 만나는 두 점을 위에서부터 $\text{A}$, $\text{B}$라고 하 면 $\text{A}$의 좌표값은 $(10, g(10))$이 되고, $\text{B}$의 좌표값은 $(10, f(10))$이 됩



(그림: 좌표평면 위에 두 곡선 $y=g(x)$와 $y=f(x)$가 그려져 있음. $x=10$에서 $x$축에 수직인 점선이 그어져 있고 두 곡선과 만나는 지점이 각각 $\text{A}$, $\text{B}$로 표시됨. $x=50$에서 오솔길이 끝남)

니다. 이제 조건에 따라 비교할 두 수는 $g(10)$과 $f(10)$입니다. 이때 $g(10)$은 $f(10)$보다 $1$이 더 클 것입니다.

즉, $g(10)=f(10)+1$, 같은 식으로 $g(10)-f(10)=1$입니다. 이처럼 $x$축 위의 $0$과 $50$ 사이의 모든 점은 다음과 같은 규칙을 갖게 됩니다.

$g(x)-f(x)=1$, 이때 $x$는 $0$과 $50$ 사이의 수

이번에는 오솔길의 넓이를 적분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int_0^{50} \{g(x)-f(x)\} dx\]

오솔길의 넓이를 적분을 이용해 계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역시 일



차식의 적분 공식을 이용하겠습니다.

오솔길의 넓이 $= \int_0^{50} {g(x)-f(x)} dx$ $= \int_0^{50} 1 dx$ $= 1 \times (50-0) = 50\text{m}^2$

2번 도면의 오솔길과 그 넓이가 같습니다!

이 얘기를 친구한테 했더니 반신반의합니다. 수학은 제가 더 잘하 니까 반박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믿자니 1번 오솔길이 더 넓어 보이고 $\cdots\cdots$ 그런데 어떤 도면이 채택되었을까요? 그건 여러분의 상 상에 맡기겠습니다.

이 문제는 수학에서 대표적인 착시 현상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 각하면 쉽게 풀리는 문제이지요.

오솔길을 만드는 조건 자체가 바로 함정입니다. 흔히 생각하는 도 로의 폭이 $1\text{m}$라고 말하는 것 같지만, 아닙니다. 실제 폭은 도로의 경 계에 수직으로 그었을 때 도로 내부에 그려진 선분의 길이입니다. 위 의 조건과는 분명히 다르지요? 2번 도면의 조건은 그 자체가 오솔길 의 폭을 규정한 것이지만 1번 도면의 오솔길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 세히 보면 오솔길이 두꺼워졌다 얇아졌다 하는 것이 보일 것입니다. 다음 그림을 보면서 음미해 보세요.



(그림: 구부러진 길의 단면. 세로 폭은 $1\text{m}$로 일정하지만, 경계면의 수직 방향 ‘폭’은 곡선의 기울기에 따라 좁아짐을 보여주는 기하학적 다이어그램)

이 문제는 도로의 함수식을 알지 못해도 적분의 성질을 이용하여 쉽게 도로의 넓이를 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적분 문제입니다. 이러한 적분의 원리는 적분 기호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워낙에 유명한 법칙이라 이름도 붙여졌습니다. 이 원리를 발견한 수학자의 이름으로 말이죠. 그 원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카발리에리의 원리 두 평면도형이 한 쌍의 평행선 사이에 들어 있고 이 직선과 평행한 임의의 직선을 평행선 사이에 그었을 때, 그 직선에 의해 잘린 평면도형의 두 선분의 길이가 항상 같다면 두 평면도형의 넓이는 같다.

실제 카발리에리의 원리는 이보다 더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여 기서는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그림: 두 곡선 사이에 일정하게 그어진 수평선들. 맨 위부터 A, B, C, D 구역으로 나뉘어 있음)

오솔길의 넓이 문제는 카발리에리의 원리를 응용하여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text{AB} = \text{CD} = 1$이 되므로 카발리에리의 원리가 성립합니다. 따라서 두 오솔길의 넓이는 같습니다.

카발리에리의 원리는 쌓아 올린 카드 옆면의 넓이를 구하는 문제 에서 빛을 발합니다. 아래의 그림처럼 직육면체 모양으로 카드를 쌓아 놓았습니다. 이것의

(그림: 네 묶음의 카드가 그려져 있음. 왼쪽 위: 반듯하게 직육면체 모양으로 쌓인 카드 묶음 오른쪽 위: 부드러운 곡선 형태로 비스듬하게 쌓인 카드 묶음 (맨 위에 하트 무늬) 왼쪽 아래: 반듯한 직육면체 모양에서 정면 기준 단면 오른쪽 아래: 곡선 형태로 비스듬하게 쌓인 모양의 정면 기준 단면)



윗부분을 약간 왼쪽으로 밀었더니 오른쪽의 그림처럼 만들어졌습니다. 오른쪽의 그림처럼 모양이 변했을 때 옆면의 넓이는 얼마가 될까요?

답은 정말 간단합니다. 원래의 옆면 넓이와 같습니다. 카드의 개수 를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단지 공간상에 놓인 위치만 바뀌었을 뿐이 니까요.

(만화: 양쪽에 두 캐릭터가 각각 직사각형, 평행사변형 모양의 널빤지(또는 카드 더미)를 들고 있음. 한 캐릭터가 “양쪽의 면적이 똑같구먼!”이라며 놀라고 있고, 가운데에는 한 캐릭터가 앉아 차를 마시며 “면적이 같든지 다르든지 좀 내려놨으면 좋겠어!”라 하고, 오른쪽에는 땀을 뻘뻘 흘리는 캐릭터가 “아, 힘들어. 어서 와서 들어요!”라고 말함)

오늘은 우리가 함께 수업하는 마지막 시간이었군요. 일곱 번의 수업 을 통해 적분을 공부해 왔지만, 사실 적분값을 계산하는 것보다 그 원 리를 이해하는 데 수업을 집중했기 때문에 여러분의 궁금증이 더 쌓였 을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적분값을 적분으로 구했다기보다 우리가 익 히 알고 있는 도형의 넓이나 부피를 가지고 풀어 나갔기 때문에 적분



값을 구하는 방법이 있기나 한 건지 의심할 수도 있겠습니다.

게다가 적분의 활용은 도형의 넓이 구하기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넓이는 어디까지나 적분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하나의 도구랍니다. 실 제로 적분은 길이, 넓이, 부피 등 도형의 형태를 측정하는 거의 모든 분야에 응용됩니다. 또한 무게, 속도, 에너지, 힘 등 적분을 이용하여 구할 수 있는 값은 매우 많습니다. 넓이는 그중에서 가장 단순하며 이해하기 쉬운 측정값입니다.

잠깐, 아직 적분 수업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2편의 적분 수업 에서는 $\int_a^b f(x) dx$의 적분값을 구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이 책에서 나 오는 함수 $y=f(x)$는 직선을 나타내는 일차식입니다.

그런데 $f(x)$는 우리가 만들 수 있는 모든 $x$에 대한 식이 다 올 수 있 습니다. $x^2$, $x^3$, $\frac{1}{x}$ 등 많습니다. 그렇다고 각각의 함수들에 대한 적 분값 $\int_a^b x^2 dx, \int_a^b x^3 dx, \int_a^b \frac{1}{x} dx$들을 모두 직사각형을 쪼개는 방법으 로 해결하기에는 매우 지루하고 또 비효율적입니다.

그래서 많은 수학자들이 적분을 쉽게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왔고, 그 결과 400년 전 뉴턴과 라이프니츠에 의해 결실을 맺었습니 다. 그 방법은 바로 미분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수학을 접하면서 미적분학이라는 용어를 들어 봤지요?



미분 또한 적분과 마찬가지로 고등수학의 한 분야입니다. 그리고 적분만큼 내용이 꽤 복잡합니다. 그런데 독립된 것처럼 보이는 두 학 문이 실은 쌍둥이처럼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항상 함께하는 운명 을 타고났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뉴턴과 라이프니츠가 말입 니다. 때문에 대학교에서는 미분과 적분을 따로 배우지 않고 함께 배 웁니다. 수학 과목 또한 미분학과 적분학을 합한 미적분학입니다.

적분값의 계산은 미분을 이용하면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아직 미분 의 뜻조차 모르는 친구들이 많지만 어쨌든 미분이 적분보다 계산이 쉽다는 건 수학하는 사람들에겐 통설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내용 의 난이도는 오십보백보이지만요.

적분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 적분이 활용되는 부분을 더 알고 싶 다면 이 수업의 후속인 $\langle$수학자가 들려주는 수학 이야기$\rangle$ 시리즈 《적 분 2 이야기》를 꼭 읽어 보세요.



일곱 번째 수업 정리

카발리에리의 원리

두 평면도형이 한 쌍의 평행선 사이에 들어 있고 이 직선과 평행한 임의 의 직선을 평행선 사이에 그었을 때, 그 직선에 의해 잘린 평면도형의 두 선분의 길이가 항상 같다면 두 평면도형의 넓이는 같습니다.

(만화: 턱에 손을 얹고 깊이 생각하거나 의아해하는 표정의 소년 캐릭터와, 옆에서 놀라며 무언가 말하는 듯한 소녀 캐릭터)



(만화: 시계가 걸려있는 방. 책상 앞에 선생님 캐릭터가 차를 마시며 앉아있고,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강아지와 고양이가 인사하고 있음)

선생님: “응, 2편에서도 계속 수고할게. 나를 꼭 기억하고 있어야 해. 그럼 곧 또 만나요.” 아이들: “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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